📑 목차
1. 아스테야는 ‘남의 것을 훔치지 않는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아스테야(Asteya)는 야마(Yama)의 세 번째 원칙으로, 흔히 ‘훔치지 않음’ 혹은 ‘탐내지 않음’으로 번역된다. 대부분의 사람은 “나는 물건을 훔치지 않으니까 아스테야를 지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가에서 말하는 아스테야는 물질을 훔치지 않는 차원을 넘어서며, 시간·감정·에너지·기회·존중·노력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포함해 ‘타인의 것과 경계를 존중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무심코 타인의 시간을 빼앗거나, 감정 노동을 요구하거나, 누군가의 아이디어를 자연스럽게 소비하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는 비교와 욕심을 통해 타인의 삶을 탐내며 스스로를 괴롭게 만들기도 한다. 아스테야는 바로 이러한 부정적 흐름을 멈추고, 필요 이상을 가지려는 마음에서 벗어나는 연습이다.

2. 아스테야가 요가의 핵심 원칙인 이유
요가는 모든 고통의 뿌리가 ‘결핍감’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더 가져야 한다는 마음, 부족하다는 느낌, 비교를 통한 열등감 등이 집착과 불안을 만든다. 아스테야는 이런 결핍 기반의 사고방식을 다루는 원칙이다.
아스테야를 실천하면 마음은 자연스럽게 가벼워지고, 삶의 만족도는 올라간다. 이유는 단순하다. 아스테야는 “더 가져야 행복하다”는 관념에서 벗어나 ‘이미 충분하다’라는 감각을 회복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3. 아스테야가 다루는 세 가지 ‘훔침’의 범위
(1) 물질적 훔침
물건을 가져오는 행위만을 말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행동도 물질적 아스테야를 어기는 것이다.
- 남의 소유물을 허락 없이 사용하기
- 무료 공간이나 서비스를 의도적으로 과하게 이용하기
- 공동자원을 필요 이상으로 독점하기
요가는 물질적 절제가 곧 마음의 절제와 이어진다고 본다.
(2) 심리적 훔침
타인의 감정·에너지·시간을 과하게 요구하는 행동도 훔침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 상대에게 지속적으로 위로만 요구할 때
- 필요 이상의 감정 부담을 주는 대화 방식
- 약속 시간의 반복적인 지각
- 상대의 공간과 시간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
이 모든 것이 보이지 않는 방식의 훔침이 될 수 있다.
(3) 정신적·창의적 훔침
누군가의 생각, 아이디어, 노력, 창의성을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베끼는 것 역시 아스테야에 어긋난다.
이는 윤리적 문제를 넘어, 스스로의 창조성을 약하게 만든다. 요가는 “남의 것을 탐내면 자신의 능력이 자라지 않는다”고 말한다.
4. 아스테야가 다루는 내면의 결핍감
요가에서 말하는 아스테야는 외적인 훔침보다 내면의 결핍 심리에 집중한다.
결핍감이 강할수록 사람은 더 많이 가져야 행복하다고 믿고, 그 과정에서 타인과 자신에게 폭력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다음은 결핍 기반 사고의 전형적인 신호다.
- 누군가의 성공이 불편하거나 질투심이 올라온다
- 물건·정보·기회를 놓칠까 불안하다
- 현 상황을 ‘부족함’으로 바라본다
- 타인의 성과를 마음속으로 빼앗고 싶다
아스테야는 이 결핍을 부정하거나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도 충분하다”라는 감각을 다시 연결하는 과정이다.
5. 요가 수련에서 실천하는 아스테야
요가 매트 위에서도 아스테야는 실천된다.
- 남과 비교하며 더 깊은 자세를 욕심내지 않기
- 자신의 몸이 허락하는 범위만큼만 움직이기
- 수련 시간에 집중하며 불필요한 생각을 줄이기
- 다른 수련자의 공간과 흐름을 존중하기
아스테야는 “필요한 만큼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이라는 마음으로 수련하는 태도다.
6. 일상에서 실천하는 아스테야
(1) 시간의 아스테야
- 약속 시간 지키기
- 메시지나 전화는 상황을 고려해 보내기
- 상대가 쉬고 싶을 때 존중하기
시간은 가장 흔히 훔쳐지는 자원이며, 동시에 가장 중요한 삶의 기반이다.
(2) 감정의 아스테야
- 타인의 감정 노동을 당연하게 요구하지 않기
- 누군가의 친절을 반복적으로 소모하지 않기
- 부탁하기 전에 “상대가 지금 가능한 상태인지” 먼저 생각하기
(3) 에너지의 아스테야
- 누군가의 에너지를 급격히 소모시키는 대화 패턴 점검
- 필요 없는 하소연 남발 자제
- 상대가 감정을 정리할 시간을 충분히 허락하기
(4) 물질의 아스테야
- 필요 없는 물건 충동구매 줄이기
- 공유자원(직장, 헬스장, 요가 스튜디오)의 사용 예절 지키기
- 빌린 것은 정해진 시간 안에, 더 좋은 상태로 돌려주기
(5) 창의적 아스테야
- 타인의 아이디어를 가져올 때 출처 밝히기
- 그대로 베끼지 않고 나만의 관점으로 재해석하기
- 배우되 그대로 소비하지 않는 태도 유지하기
아스테야는 타인을 위한 원칙처럼 보이지만, 결국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자율적 절제다.
7. 아스테야가 가져오는 변화
아스테야를 실천하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 비교와 질투가 줄어든다
- 마음이 가벼워지고 만족감이 높아진다
- 관계에서의 갈등이 감소한다
- 소비 습관이 건전해진다
-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감이 증가한다
- 삶의 리듬이 균형 잡힌 형태로 정돈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결핍에서 풍요로 중심을 옮기는 힘”이 생긴다.
8. 마무리 – 아스테야는 ‘덜 가지는 것’이 아니라 ‘충분함을 기억하는 것’이다
요가의 아스테야는 금욕이나 희생을 요구하는 원칙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의 충분함을 떠올리고,
필요 이상의 욕심과 비교에서 벗어나
자신과 타인을 편안하게 하는 삶의 방향을 말한다.
요가는 이렇게 말한다.
“더 가지려는 마음이 고통을 만들고, 충분함을 아는 마음이 평화를 만든다.”
아스테야는 그 평화로 향하는 문이며,
나와 타인을 동시에 존중하는 삶의 기본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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