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1. 요가의 시작은 ‘나’가 아닌 ‘관계’에서 출발한다
요가의 여정은 매트 위가 아니라, 삶의 태도에서 시작된다.
요가수트라(Yoga Sutra)의 저자 파탄잘리(Patanjali)는 요가 수행의 첫 단계로 야마(Yama) 를 제시했다.
야마는 산스크리트어로 ‘억제’, ‘절제’, ‘제어’를 뜻하며, 타인과 세상 속에서 지켜야 할 윤리적 실천을 의미한다.
요가를 한다는 것은 몸을 유연하게 만드는 것보다, 내가 세상과 맺는 관계를 유연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야마는 바로 그 관계의 출발점이자, 요가의 모든 수행이 뿌리내릴 토대다.

2. 야마는 왜 요가의 첫 번째 단계일까
요가의 목적은 단순한 건강이 아니라 의식의 평화다.
하지만 내 마음이 분노, 욕심, 질투로 가득 차 있다면 아무리 명상을 해도, 아무리 자세를 완벽히 해도 마음은 고요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요가는 먼저 마음을 정화하는 과정부터 시작한다.
야마는 나의 욕망을 억누르라는 명령이 아니다.
대신 ‘내 안의 에너지가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도록 사용하는 법’을 가르친다.
즉, 자신을 다스려 세상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이다.
3. 야마의 다섯 가지 실천 원칙
야마는 다섯 가지 원칙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원칙들은 종교적 계율이 아니라,
누구나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인간의 윤리 기준이다.
① 아힘사 (Ahimsa) – 비폭력, 해치지 않음
아힘사는 요가 철학 전체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비폭력’은 단지 물리적인 폭력을 말하지 않는다.
말과 생각, 감정으로 타인을 해치지 않는 것, 나 자신에게 폭력을 가하지 않는 것까지 포함한다.
우리는 종종 자신에게 가장 가혹한 존재가 된다.
몸이 지쳤는데도 쉬지 못하게 몰아붙이고, 실수 하나에 스스로를 비난한다면 그것도 폭력이다.
요가에서의 비폭력은 ‘나와 타인 모두에게 부드러워지는 태도’를 뜻한다.
실천 방법:
- 몸이 힘들면 멈출 줄 알기
- 자신을 비교하거나 자책하지 않기
- 말하기 전에 “이 말이 상처가 될까?” 한 번 생각하기
② 사티야 (Satya) – 진실됨
사티야는 ‘진실하게 말하고 행동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진실함은 단순히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을 넘어선다.
자신의 감정, 욕망, 한계를 정직하게 바라보는 것, 즉 내면의 진실과 일치된 삶을 사는 것이 사티야의 핵심이다.
진실을 말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된다면, 그 말은 아힘사의 원칙에 어긋난다.
그래서 사티야는 ‘진실을 자비롭게 표현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실천 방법:
-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솔직히 표현하기
- 타인을 기쁘게 하려는 가식적 말 줄이기
- “나는 지금 진심인가?” 스스로에게 묻기
③ 아스테야 (Asteya) – 훔치지 않음
아스테야는 물질적인 절도뿐 아니라, 시간, 에너지, 신뢰, 감정 등을 빼앗지 않는 것까지 포함한다.
다른 사람의 시간을 함부로 낭비하거나, 남의 아이디어나 공을 자신의 것으로 취하는 것도 아스테야의 위반이다.
또한 비교와 질투 역시 ‘보이지 않는 훔침’이다.
타인의 삶을 부러워하며 나의 가치를 깎아내릴 때, 나는 스스로의 평화를 훔치는 셈이다.
요가는 “지금 내 안에 충분함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한다.
실천 방법:
- 다른 사람의 시간을 존중하기
- “나는 이미 충분하다”는 감사 일기 쓰기
- 남의 성취를 진심으로 축하하기
④ 브라마차리아 (Brahmacharya) – 절제와 에너지의 균형
브라마차리아는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전통적으로는 금욕의 의미로 쓰였지만, 현대적으로는 삶의 균형과 절제를 말한다.
우리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
걱정, 불필요한 감정 소모, 과도한 경쟁, SNS 피드 속 비교는 모두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요가는 “에너지를 어디에 쓸 것인가?”를 묻는다.
브라마차리아는 나의 에너지를 의식적으로 관리해, 필요한 곳에 집중하도록 돕는 원칙이다.
실천 방법:
- 불필요한 약속이나 관계 줄이기
- 하루 일정에 ‘조용한 시간’ 확보하기
-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제한하기
⑤ 아파리그라하 (Aparigraha) – 집착하지 않음
아파리그라하는 ‘소유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는다’는 뜻이다.
물건, 돈, 관계, 감정, 결과에 집착하면 마음이 늘 불안해진다.
요가는 손을 펴야 새로운 것이 들어온다고 말한다.
집착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포기하거나 무관심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내려놓는 용기’를 뜻한다.
실천 방법:
- 필요 없는 물건 한 가지 정리하기
-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기
- “이건 반드시 이렇게 되어야 해”라는 생각 내려놓기
4. 야마는 도덕이 아니라 ‘마음의 정리법’이다
야마를 단순히 도덕 규범으로 이해하면 딱딱해진다.
요가에서의 야마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의 에너지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법이다.
야마를 실천하면 내면의 파도가 잦아들고, 그 위에서 요가의 다른 수행(아사나, 프라나야마, 명상)이 깊어진다.
야마는 ‘이렇게 해야 한다’가 아니라, ‘이렇게 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경험의 언어다.
5. 일상 속 야마의 적용 예시
- 출근길에: 지각한 사람을 비난하는 대신, “나도 그런 날이 있지”라고 생각하기 (아힘사)
- 회의 중에: 동료의 아이디어를 빼앗지 않기, 대신 존중과 인정을 표현하기 (아스테야)
- 가정에서: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부드럽게 표현하기 (사티야)
- 하루의 끝: 휴대폰을 내려놓고 호흡에 집중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기 (브라마차리아)
- 주말에: 집착하고 있던 일이나 관계에서 잠시 거리를 두기 (아파리그라하)
작은 실천이 쌓이면, 마음은 점점 유연해지고 삶의 긴장이 풀린다.
이것이 요가가 말하는 ‘평화의 시작’이다.
6. 마무리 – 야마는 평화로운 관계의 기술이다
요가의 첫 단계인 야마는 세상과의 관계를 정돈하는 연습이다.
타인에게 상처 주지 않기, 진실되게 말하기, 탐욕과 비교 내려놓기, 에너지를 절제하기, 집착을 놓기.
이 단순한 다섯 가지 실천만으로도 마음의 방향이 바뀐다.
야마는 완벽을 강요하지 않는다.
단지 조금 더 부드럽게, 조금 더 진심으로, 조금 더 자유롭게 살자는 제안일 뿐이다.
이 다섯 가지 원칙을 삶 속에 스며들게 하면,
요가의 다음 단계인 니야마(자기 규율)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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